Korean Literature/Modern works

길(A Way) - 김소월(Kim Sowol)

-호랑이- 2022. 9. 14. 10:00

어제도 하로밤(하룻밤)

나그네 집에

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.

 

오늘은

또 몇 십 리

어디로 갈까.

 

산으로 올라갈까

들로 갈까

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.

 

말 마소, 내 집도

정주(定州) 곽산(郭山)

()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.

 

여보소, 공중에

저 기러기

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?

 

여보소, 공중에

저 기러기

열 십자(十字) 복판에 내가 섰소.

 

갈래갈래 갈린 길

길이라도

 

내게 바이(아주 전혀) 갈 길은 하나 없소.